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한 계절에는 따끈한 국물 요리가 자꾸 생각난다.
그럴 때 가끔씩 꺼내 먹는 메뉴 중 하나가 바로 샤브샤브다.
외식 메뉴로도 흔히 먹는 샤브샤브지만, 나는 집에서 재료를 직접 손질하고 국물까지 내어 끓이는 그 과정을 좋아한다.
더군다나 가족들과 함께 둘러앉아 먹는 그 시간은, 배고픔을 채우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따뜻하게 데워준다.
이번에는 호주산 소고기를 준비했다.
고기는 너무 두껍지 않게, 입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얇게 썰린
것을 골랐다.
육질이 부드럽고 기름기가 적당해서 샤브샤브용으로 딱이다. 국물은 멸치와 다시마를 기본으로 우려내고,
양파와 대파를 추가해 시원한 맛을 더했다.
채소는 간단하지만 듬뿍 준비했다.
미나리와 숙주는 빠질 수 없는 재료다.
미나리는 특유의 향긋함이 국물에 은은히 스며들어 전체의 맛을 더 깊고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미나리를 시장이나 마트에서 사면 굉장히 비싸게 느껴진다
이번에 고향을 다녀오면서 들판에 자라는 미나리를 챙겨왔다
그래서 어쩌면 더 많이 배부르게 먹을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숙주는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어 고기와 함께 먹으면 궁합이 아주 좋다.
여기에 청경채, 배추 몇 잎, 그리고 얇게 썬 당근까지 곁들이면 색감도 맛도 만족스럽다.
대체적으로 야채를 넣으면 다 좋고 맛있는거 같은데 있는거 위주로 챙겨먹었다
가족들이 하나둘 식탁에 모이고, 보글보글 끓는 냄비에 고기 한 점을 살짝 담갔다 꺼내 미나리와 함께 싸서 먹는 그 순간, 말없이도 다들 미소를 짓는다.
아이들은 면 사리를 기다리고, 어른들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며 “이게 진짜 집밥이지”라고 말한다.
특별한 양념도 필요 없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도 아닌데, 샤브샤브는 늘 생각보다 훨씬 더 만족감을 준다.
찍어먹는 소스는 고추짱아찌 담궈놓은 장을 기본베이스로 했다
식사 후에는 국물까지 깔끔하게 비우고, 따뜻한 차 한 잔을 곁들이며 오늘의 식사를 마무리했다.
밖에서 먹는 음식도 좋지만, 가끔 이렇게 집에서 온기 가득한 한 끼를 가족과 함께 나누는 시간이야말로 진정한 ‘행복’ 아닐까 싶다.
샤브샤브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을 더 깊게 만들어주는 음식이다.
재료 손질부터 끓이기까지 모든 과정을 가족을 생각하며 준비하게 되고, 함께 둘러앉아 끓이고 건져먹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대화도 늘어난다.
이 모든 게 집밥 샤브샤브가 가진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