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모든 것이 한층 더 감성적으로 느껴집니다.
맑고 시원한 공기, 노랗게 물들어가는 단풍, 쓸쓸하게 부는 바람 속에서 마음이 조금씩 차분해지고 감수성이 예민해지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이럴 때 음악이 주는 감동은 더욱 깊어집니다.
특히, 트로트는 그런 감성을 자극하는 데 특별한 역할을 합니다.
트로트의 특징적인 멜로디와 가사에는 우리네 삶의 희로애락이 진하게 녹아 있습니다.
그 옛날 어른들이 즐기던 음악이라 생각했던 트로트가 이제는 왠지 모르게 내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그저 흘려듣던 노랫말이 마음에 와닿고, 한 소절 한 소절이 나의 감정을 대변해 주는 듯합니다.
사소한 일상 속의 슬픔과 기쁨, 그리움과 외로움이 트로트 가사 속에서 그대로 반영되어 있는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가을은 사람을 그리움에 젖게 만들고, 트로트는 그리움을 더욱 짙게 만듭니다.
혼자 드라이브를 하면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트로트를 듣거나, 집에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트로트 선율에 몸을 맡기면 잠시나마 세상의 번잡함을 잊게 됩니다.
가을이 주는 고독감과 트로트의 멜로디는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특히, 트로트는 단순한 음악 그 이상의 존재로 느껴집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 가사 속에 담긴 삶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랑과 이별, 그리움과 후회, 기쁨과 슬픔이라는 감정의 폭이 넓게 퍼져 있는 트로트는, 사람들 사이에서 세대와 상관없이 공감대를 형성하게 해줍니다.
젊은 시절에는 공감하지 못했던 가사가 어느 순간 나의 인생과도 맞닿아 있는 듯한 느낌을 줄 때가 많습니다.
들을수록 노래도 감성을 울리지만 가사가 한번 더 생각을 하고 마음을 울리게 하는거 같다
막걸리 한잔 - 영탁님-
막걸리 한잔
온 동네 소문 났던 천덕꾸러기
막내아들 장가 가던날
앓던 이가 빠졌다며 덩실 더덩실
춤을 추던 우리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들 많이 컸지요
인물은 그래도 내가 낫지요
고사리 손으로
따라주는 막걸리 한잔
아버지 생각나네
황소처럼 일만 하셔도
살림살이는 마냥 그 자리
우리 엄마 고생시키는
아버지 원망했어요
아빠처럼 살긴 싫다며
가슴에 대목을 박던
못난 아들을 달래주시며
따라주던 막걸리 한잔
따라주던 막걸리 한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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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어른들이 트로트를 들으시면 이해를 못했는데 지금 내가 그때 어르신들 나이대가 가까워서 그런지 지금은 공감이 간다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는 요즘 가요보다 트로트가 귀에 들린다
확실히 나도 나이 들어가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