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비 오는 날, 생각나는 따뜻한 한 그릇
잔치국수로 채우는 집밥 한 끼의 위로
어제부터 주룩주룩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회색빛 하늘 아래 창밖 풍경은 고요하고, 마음도 함께 차분해진다.
이런 날이면 유난히 따뜻한 국물 요리가 생각난다. 오늘따라 잔치국수가 그리운 건, 아마도 어릴 적 기억 속 '비 오는 날의 국수 한 그릇'이 떠올라서일지도 모르겠다.
잔치국수는 이름처럼 잔칫날에 빠지지 않던 음식이다.
그러나 이제는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속이 허하거나 마음이 허전한 날, 혹은 쌀쌀한 날씨에 그리운 집밥이 되어준다.
무엇보다 재료가 단순하고 조리도 간편해서, 누구나 부담 없이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최고의 한 끼다.
비 오는 날, 잔치국수의 따스한 위로
요즘처럼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날엔 몸도 마음도 눅눅해지고, 기운이 빠지기 쉽다.
이럴 때 뜨끈한 국물 한 그릇은 몸 안 깊숙이 온기를 퍼뜨려 준다. 잔치국수는 멸치육수의 깊은 감칠맛과 쫄깃한 면발, 그리고 위에 올려진 고명들의 조화가 이루어내는 담백한 한 끼. 기름지지 않고 부담도 없어, 속이 편안해진다.
잔치국수, 이렇게 간단하게 만들어요
재료는 멸치와 다시마, 국수면, 간장, 다진 마늘, 계란, 김, 애호박, 당근 정도면 충분하다.
멸치육수 만들기: 냄비에 물을 붓고 내장을 제거한 멸치와 다시마를 넣어 끓인다.
다시마는 5분 안에 건지고, 멸치는 10~15분 정도 우려낸다. 맑고 깊은 국물 맛이 완성된다.
면 삶기: 국수면은 끓는 물에 삶고, 끓어오르면 찬물을 부어가며 2~3번 반복해 삶아낸다.
이 과정을 통해 면이 탱글탱글하고 쫄깃해진다.
고명 준비: 계란은 지단을 부쳐 채 썰고, 애호박과 당근은 채 썰어 볶아준다. 김도 가볍게 구워 잘게 찢어둔다.
육수 간 맞추기: 멸치육수에 간장과 다진 마늘을 넣어 간을 조절한다. 국간장과 소금으로 조절하면 보다 깔끔한 맛이 난다.
그릇에 담기: 삶은 면을 그릇에 담고, 따끈한 육수를 붓는다. 그 위에 고명을 정갈하게 올리면 완성이다.
소박하지만 든든한 집밥의 진심
누군가를 위해 정성껏 끓인 국수 한 그릇, 혹은 스스로를 다독이며 끓인 따뜻한 한 그릇의 국수. 그 속에는 별다른 재료가 없어도 마음이 담겨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집밥 한 끼를 차려 먹는 일은 그 자체로 소중하다.
특히 오늘처럼 비 내리는 날, 부엌에서 나는 멸치육수의 향기와 보글보글 끓는 냄비 소리는 그 어떤 배달음식보다 깊은 위로가 된다.
스스로를 위한 따뜻한 식사 한 그릇이 주는 힘,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일상의 선물 아닐까.
국수 다 먹고 밥 까지 말아먹은 난..뭐지...배부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