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보다 떡을 좋아하는 나
어제는 집에서 백설기 한조각을 가져와 외근중에 점심대용으로 차안에서 백설기를 먹었습니다
백설기와 커피한잔
너무 맛있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가끔씩 생각나는 음식 중 하나, 바로 ‘백설기’입니다.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문득 백설기의 포슬포슬한 식감이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요즘은 화려한 디저트와 트렌디한 베이커리가 넘쳐나는 시대지만, 백설기만의 담백하고 정갈한 맛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특히 커피나 차와 곁들이면 은근히 잘 어울려 간단한 브런치나 간식으로도 손색이 없죠.
백설기의 유래, 정성을 담은 하얀 떡
‘백설기’는 찹쌀이 아닌 멥쌀가루를 체에 내린 뒤 고운 가루를 찐 떡으로, 그 하얀 빛깔이 특징입니다.
흰색은 예로부터 '순수함'과 '청결함'을 상징해, 백설기는 생일이나 잔치, 백일상과 같은 경사스러운 날에 자주 올려지던 떡입니다.
특히 아이의 백일을 축하하는 ‘백일상’에는 ‘백’이라는 의미와도 맞물려 백설기를 필수 떡으로 올렸다고 하죠.
조선시대에는 궁중에서도 백설기를 즐겨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내놓기도 했습니다. 손이 많이 가고 재료도 까다롭지만, 정성과 마음을 담아 만드는 떡이라는 점에서 백설기는 단순한 간식을 넘어선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백설기의 매력은 바로 그 '심플함'
요즘 입맛은 예전보다 다양하고 자극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백설기는 오히려 그 심플한 맛으로 현대인의 입맛에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름기 없고 담백하면서도 쫀득하지 않고 푸슬푸슬한 식감은, 다른 떡과는 또 다른 매력입니다.
특히 달지 않은 맛 덕분에 어른뿐 아니라 어린아이들 간식으로도 부담이 없고, 위장에 무리도 덜합니다.
최근에는 백설기에 콩가루, 검은깨, 팥고물 등을 올리거나, 단호박이나 말차 등 현대적인 재료를 넣어 색다른 매력을 더한 ‘퓨전 백설기’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전통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입맛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백설기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커피와 백설기, 의외의 환상 조합
개인적으로 백설기를 먹을 때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함께 곁들이는 걸 좋아합니다.
고소하면서도 담백한 떡의 맛과 커피의 쌉싸름한 풍미가 만나 입안 가득 조화를 이루죠.
부드럽게 퍼지는 백설기 한 조각과 진한 커피 한 모금은 그야말로 ‘힐링’ 그 자체입니다.
과거에는 전통차나 식혜와 함께 즐겼다면, 요즘은 라떼나 블랙커피와도 잘 어울려 간단한 디저트 타임을 한층 감각 있게 만들어줍니다.
어떤 날은 바삭한 쿠키보다 백설기가 더 당길 때가 있습니다.
기름지지 않고 부담 없는 식감이 피로한 오후에 은근한 위로를 건네주기도 하죠.
전통과 현대의 조화, 백설기의 진화는 계속된다
한때는 촌스럽다고 외면받았던 전통 떡들이 요즘 다시 ‘힙한 간식’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백설기가 있다는 점이 반가운 일입니다.
과거의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면서도 현대적인 재료와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백설기는, 단순한 떡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음식입니다.
다음에 떡집을 지나게 된다면, 잠시 발길을 멈추고 백설기 한 조각을 포장해보는 건 어떨까요?
한입 베어 물면, 단순하지만 깊은 전통의 맛이 입안 가득 퍼지며 왠지 모를 따뜻한 위로가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백설기는 그 자체로 너무 맛있게 느껴집니다.